출처 : 머니투데이 홈페이지 / 권혜민 기자 ( aevin54@mt.co.kr 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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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본문 내용]
정부가 쌓은 뇌파 데이터, ‘치매예방’ 新서비스로
이지혜 디자인기자 / 사진=이지혜 디자인기자
뇌파를 분석해 치매 전 단계인 ‘경도인지장애’ 가능성을 판별해주는 인공지능(AI) 분석 서비스가 올 상반기부터 병원 등 의료기관에 보급된다. 정부가 쌓은 뇌파 데이터를 활용해 ‘세계 최초’로 개발된 서비스다. 비싼 돈을 들여 MRI(자기공명영상) 촬영을 하지 않고도 치매 예방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.
MRI 안 찍어도 치매 위험 진단 가능
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MRI.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. / 사진=이기범 기자 leekb@
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기업 ‘아이메디신’을 찾았다.
이 기업은 지난해 클라우드 기반 뇌파 측정 치매예방 솔루션 ‘아이싱크브레인’을 개발한 곳이다. 대상자의 뇌파를 측정하고 건강한 사람의 뇌파 데이터와 비교·분석해 치매 위험성을 조기 진단해주는 서비스다. 지난해 10월 식약처 임상시험을 통과했고 올 상반기 의료기기 적용을 앞두고 있다.
지금까진 MRI 검사나 시험 형태로 문제를 푸는 MoCA 테스트를 통해 경도인지장애를 판별했다. 하지만 비용이 수십만원에 달하고 검사에 한 시간이 넘게 소요돼 예방 차원에서 검사가 쉽지 않았다.
뇌파 측정 서비스를 활용할 경우 비용은 2~3만원, 시간은 십분 정도로 줄어든다. 정확도도 기존 MoCA 테스트(81%)보다 높은 91%에 달한다. 일반인이 쉽고 정확하게 치매 확률을 진단받고 식이요법, 약물 치료 등을 통해 치매 발병을 늦출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. 향후엔 파킨슨, ADHD, 우울증, 각종 중독 등 다른 뇌질환에 대한 진단도 가능해질 전망이다.
이 서비스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·IT(정보기술) 전시회 ‘CES 2020’에도 출품해 380만달러 투자 유치를 받는 등 호응을 이끌어냈다.
세계최초 기술개발, ‘참조표준 데이터’가 큰 몫
이지혜 디자인기자 / 사진=이지혜 디자인기자
세계 최초로 한국 기업이 뇌파 측정 치매예방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것은 충분한 ‘데이터’가 있었기에 가능했다. 이미 수년전부터 국내외 의료업계에선 뇌파를 측정해 뇌질환을 진단하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. 하지만 측정치를 비교할 만한 건강인의 뇌파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개발이 어려웠다.
이 기업은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이 2006년부터 축적해 온 ‘국가참조표준’의 도움을 받았다. 참조표준은 데이터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평가해 국가가 공인해 주는 표준데이터다. 현재 36개의 데이터센터에서 물리, 재료, 보건·의료, 생명과학 등 분야에서 총 100종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.
아이메디신은 국표원이 2011년부터 쌓아온 뇌파 데이터를 활용해 건강인 1300여명의 뇌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. 2018년 비용을 지급하고 데이터를 이전 받았고 AI를 접목한 서비스를 내놓게 됐다.
이 밖에도 여러 연구기관과 스타트업이 국표원의 참조표준을 제공 받아 플라즈마 물성, 뇌MR 영상, 기상·천문학 등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냈다.
‘데이터 3법’ 통과로 힘 받는 산업지능화
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4회 국회(임시회) 제2차 본회의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(대안)이 재적 295인, 재석 155인, 찬성 137인, 반대 7인, 기권 11인으로 가결되고 있다. 2020.1.9/사진=뉴스1
정부는 아이메디신의 사례를 데이터와 AI를 산업에 적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고, 국민이 체감가능한 성과를 낸 산업지능화 우수사례로 평가한다.
산업부는 ‘상품·서비스의 고부가가치화’, ‘제조 전공정의 혁신’을 목표로 기업의 산업지능화 활용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. 성 장관이 연구소를 직접 방문해 뇌파 분석기를 시연한 것도 이런 차원에서 이뤄졌다.
지난달 통과된 ‘데이터 3법’이 본격 시행되면 활용가능한 개인정보 범위가 넓어지면서 데이터 축적.활용을 기반으로한 산업지능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.
성 장관은 “향후 데이터·AI를 활용한 신제품·신서비스 발굴을 적극 지원하고 데이터 거래 모델 확립에도 앞장서겠다”며 “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하는 모델이 더욱 많이 출현할 수 있도록 산업지능화를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”고 말했다.